1. 자기와 타인의 분화
Wemer와 Kaplan(1963)은 영유아기의 발달적 특징을 '미분화'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미분화 란 '마음과 몸의 미분화'이며, 또한 자기와 타인의 미분화, 즉 자기와 타인의 개념 구분이 충분히 발달되어 있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영유아 기의 발달적 특징은 이 시기의 자아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인간은 자신이 타인과는 다른 존재라고 하는 인식을 언제부터 갖기 시작할까?
자신의 손과 발을 마치 장난감처럼 만지작거리거나 빨고 있는 영아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처럼 출생 초기에는 자신의 신체와의 접촉을 통해 영아는 감각적 으로 자신의 신체는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다가 어머니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자신과 다른 존재인 타인을 이해하고 의식하게 되면서 이번에는 자기 자신을 대상화하여 볼 수 있게 된다. 이 사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에 대한 실험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생후 3, 4개월경의 영아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아는 거울 속에 비친 자기 자신 모습을 보고는 또 한 명의 사람이 저쪽에 있는 것처럼 거울에 얼굴을 부딪쳐 보거나 두드려 보기도 한다. 마치 개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짖어 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생후 1년 경이되면 거울에 비친 사람은 실물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고, 생후 1년 6개월경 후가 되면 거울 속의 자기의 모습은 실제가 아니며, 자신을 비춘 모습이라고 하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잠을 자고 있는 아기의 코끝에 립스틱을 묻혀 두고는 잠에서 깨어났을 때 거울을 보여주면 이전에는 거울에 비친 립스틱을 닦으려고 하였지만, 이 시기가 되면 자신의 코에 묻어 있는 립스틱을 닦으려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또한 거울 앞에서 이런저런 자세를 취하기도 하고, 거울 속에 자신을 향하여 말을 거는 등, 혼자 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존재가 필요 불가결하다. 동물 중에 침팬지는 인간처럼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또래와 격리되어 양육된 침팬지는 자신을 인식할 수 없다. 그래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향해 이빨을 보이며 화를 내거나 반대로 무서워하기도 한다. 이 사실은 '자기'라는 존재를 이해하게 되는 것은 생득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비로소 자기 자신을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생후 1년 3개월경 되면 자신의 이름을 이해하게 되면서 이름이 자신의 것이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인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장난감이나 신발이 자신의 것임을 알게 된다. 이전까지는 자신의 장난감을 빼앗겨도 가만히 있었던 영아가 이제는 내 것이라며 울면서 가져가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신의 소유물을 인식하게 되면서 자신의 장난감과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구별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성장과 함께 유아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이름이나 소유물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점점 '자기'라는 감각을 갖게 된다. 이러한 자기에 대한 감각이나 이해를 자기 개념이라고 한다.
유아기의 소유 의식을 중심으로 한 자기 개념은 아동기에 들어서면 더욱 분화, 발전되어 자기에 대한 다양한 측면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2. 자기의식의 발달
유아기에 들어서면 이제까지 순종적인 행동을 보였던 아이가 이전하는 다르게 반항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는 그 아이의 마음속에 자아가 싹트고 있다.
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자아란, 자기 자신은 다른 사람과는 다른 존재라고 하는 의식을 바탕으로 자기의 욕구나 의지를 행동으로 표출하려고 하는 마음의 움직임이다. 자아는 인간의 생활이나 의식 • 행동의 중추적 기능을 하며 그것들을 전반적으로 통합 혹은 통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능동적인 생활로 역경을 이겨내는 강인한 인간이 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이다. 때로는 주위 상황을 무시하고 자기를 너무 내세워 타인을 곤란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아는 그 사람의 정신과 행동을 리드하는 '지도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면 인간에 있어 이렇게 중요한 자아는 어떻게 형성되고 발달되는 것일까? 이것을 영유아의 발달적 특징과 관련지어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인격의 중심적 부분이면서 통합적 기능을 맡고 있는 것은 지각, 감정, 사고, 행위의 주체인 '자아'이다. 영유아기의 자아 형성은 모자간의 상호 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부분이 크다. 고바야시는 자아 발달의 태동을 검토하기 위해 모자간의 상호 작용에 있어 그 기반이 특히 강한 수유 장면에서 어머니의 젖꼭지를 깨무는 영아의 행위에 주목했다. 그는 젖꼭지를 깨무는 행위의 출현 시기와 그 원인에 대해 신생아기에서 젖을 땔 때까지의 기간 동안 종단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유아가 어머니의 젖쪽지를 깨무는 행위는 치아가 나기 전부터 단속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 깨무는 시기는 대부분 생후 3개월경(전기)이며, 그 이후는 잠시 깨무는 행위가 보이지 않다가 생후 5~6개월경 즈음(후기)이 되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어머니를 대상으로 영아의 깨무는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젖이 너무 많이 나을 때, 공복 상태에 있을 때 등의 생리적인 요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후기에 들어서면 영아의 관심이 다른 곳에 쏠려 있거나, 어머니가 다른 일에 정신을 팔고 있을 때 등의 심리적 요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로부터 영아가 어머니의 젖꼭지를 깨무는 행동이 모자간의 커뮤니케이션 표현이며, 영아의 초보적 자기표현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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