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서와 욕구
갖고 싶은 장난감이나 과자를 사 주지 않으면 보채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흔히 발견할 수 있듯이 아이들의 정서는 그들의 욕구와 깊은 관련성이 있다. 영유아의 행동을 자극하는 것은 욕구이며 그 욕구의 충족 여부가 정서 상태를 거의 결정한다. 기쁨, 자신감, 애정 등은 욕구 충족에 의해 생성되는 것들이지만 분노, 공포, 불안 등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경험하는 것들이다. 한편 정서는 욕구에 의해 규정될 뿐만 아니라 동기로써 행동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공포심은 도망가려는 행동을 환기시키고, 분노는 공격이라고 하는 행동의 동기로 작용한다. 이처럼 정서와 욕구는 행동을 유발하는 원동력이라고 하는 공통의 특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정서가 욕구를 환기시킨다고 할 수도 있다. 공포나 분노라고 하는 감정은 안전에 위협을 받거나 목표를 향하는 과정에서 방해받거나 하는 등의 욕구불만에 의해 생성되지만, 동시에 그 자리를 피하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므로 정서와 욕구는 각각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 것으로 보아야 한다. 특히 애정이라는 정서는 그 자체가 가장 기본적인 욕구라고 할 수 있다.
2. 욕구의 발달
이처럼 정서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욕구는 동기화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동기화된 상태라고 하는 것은 생리적, 심리적으로 균형을 상실한 상태이다. 그래서 균형의 회복이라는 목적을 추구하게 되고, 그 결과 에너지의 변화가 일어나 욕구는 균형을 회복하려는 노력과 그 목표를 향해 행동을 유지하려는 힘을 가지게 된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신생아일지라도 몇 가지의 기본적 욕구를 갖고 있다. 공복이나 갈증 해소의 욕구, 유해한 자극으로부터의 보호 욕구 등이 있는데, 이 욕구들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신생아기에 생리적 균형이 깨지면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하고 적절한 행동을 자극하는 메커니즘 이 생득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이 활동은 생리적인 균형이 회복되어 정상적인 상태가 될 때까지 지속된다. 이러한 활동을 동기화시키는 메커니즘을 ' 생리적 욕구'라 부르는데, 이 욕구는 영유아의 행동에 변화를 주는 원동력이 된다. 성장과 함께 아이의 사회적 상호 작용자의 수도 증가하게 되면서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욕구를 획득하게 되는데 이 욕구를 소위 '사회적 욕구'라 한다. 이처럼 신생아의 단순한 욕구 체계는 발달과 함께 분화되어 나가면서 욕구의 수, 종류, 복잡성에 있어 급속도로 변화한다. 영아기에는 부모의 보호라는 경험을 통해 강한 의존 욕구를 학습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애정이라는 감정이 수반된다. 영아는 언제나 부모에게 신체적 접근이나 접촉을 갈망하거나 자신에 대한 보호를 기대하면서 동시에 언어를 통해 어머니와의 정신적 접촉을 시도하려고 한다. 이런 행위를 소위 애착이라 부르는데, 부모(주로 어머니)에 대한 애착은 8, 9개월경의 '낯가림' 현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점차 강화된다.
3세 경이되면 착의나 탈의 행동, 식습관 등 기본적 생활 습관과 관련된 행동이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면서 의존 욕구는 점차 감소하지만, 자립에 대한 욕구는 증가한다. 그런데 이런 자립에 대한 욕구가 부모에 의해 방해를 받게 되면 욕구불만이 생성되면서 소위 '반항기'로 볼 수 있는 행동이 나타나는데, 이런 행동은 문제 행동이라고 하기보다 부모로부터의 심리적 자립을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3세 이후가 되면 집단 소속의 욕구가 생성되면서 친구에 대한 관심이나 친구와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또래로부터의 수용 욕구가 생성되기도 하고, 또래와의 집단놀이를 즐기게 된다. 5세가 되면 실로 많은 종류의 다양한 사회적 욕구를 소유하게 되면서 상당히 복잡한 욕구 체계로 발전한다. 다양하고 복잡한 욕구 체계는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에 의해 그 분류를 시도해 왔는데, 한 예를 제시하였다. 욕구를 및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것은 아동의 행동을 이해하거나 보육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3. 욕구의 사회화
3세경까지는 자신의 욕구를 여과 없이 표현한다. 그래서 이 시기의 아이들은 배고플 때 슈퍼에 진열된 과자를 마음대로 집어 먹으려고 하거나 잠이 오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려고 하거나 갖고 싶은 장난감은 모두 자기 것인 양 집어 드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대개 3세경까지는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먹고 싶거나 갖고 싶을 때는 즉시 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행동을 취하는 등, 쾌락원칙에 따른 충동적 행동을 보인다. 그러나 이런 행동 경향성은 부모로부터의 금지나 꾸중 등을 경험하면서 '지금 갖고 싶은 것도 나중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금 하고 싶은 놀이도 참아야 한다' 등을 이해하게 된다. 아이들은 '만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존재인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욕구 충족이라는 유혹에 대해 저항하게 된다. 이처럼 아이들의 행동은 발달과 함께 쾌락원칙에 의한 행동에서 현실원칙에 충실한 행동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것을 소위 '욕구의 사회화'라고 부른다. 이것은 부모의 지도나 행동을 통해 학습하기도 하지만 또래와의 놀이를 통해서도 욕구의 사회화를 형성해 나간다.
4. 피아제의 인지 발달 이론
우리 주위에 제공되는 정보를 처리하는 정신적 기능, 즉 지각, 사고, 언어 기능을 통틀어서 인지라고 부른다.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 해석,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인지 활동을 통해 우리 인간은 자신이 처한 여러 상황을 효과적이면서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세기 최대의 발달심리학자라고 불리는 피아제는 아동 관찰과 실험을 통하여 인지 혹은 사고가 감각운동기(0~2세), 전조작기(2~7세), 구체적 조작기 (7,8~11, 12세), 형식적 조작기(11, 12~14, 15세)라는 단계를 거쳐 발달한다고 보았다.
그는 인지적 활동에 관여하는 것으로서 도식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유사한 환경에서의 반복을 통해 일반화된 행동의 조직화나 심적 구조라고 정의하였다. 곧 인간의 모든 행동과 사고의 목적은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에 보다 효과적으로 적응해 가는데 schema란 이러한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방법을 말한다. 그러므로 인지 발달은 곧 schema의 발달과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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