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서란?
인간은 어떤 다른 동물보다 지적인 존재일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사실 정서를 수반하지 않는 경험이 거의 없을 정도로 우리 인간에게 정서란 매우 중요한 것이며, 다른 동물과의 차별성을 이야기할 때도 중요한 측면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의 심리학 영역에서 정서에 대한 연구가 지성에 비해 소홀히 다루어져 온 것은 사실이다. 정서는 주관적인 느낌의 변화, 생리적 변화, 표출이라는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마음속에 생성되는 변화로써 즐거움이나 슬픔 등의 주관적인 감정이 있으며, 무서워서 공포를 느낄 때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분노를 느낄 때 혈압이 올라가는 등의 생리적 변화, 그리고 즐거울 때 입가에 미소를 띠거나 슬플 때 눈물을 흘리는 등 얼굴의 표정이나 목소리를 통하여 다양한 정서를 표현하기도 한다. 이처럼 정서란 어떤 경험에 의해 생성되는 주관적인 느낌, 신체적 생리적 변화, 표출이라고 하는 세 가지 측면에서의 변화를 말하고 있다. 이런 세 가지 측면의 변화는 각각 관련성을 맺고 있으며, 특히 이 가운데 주관적 느낌의 변화를 감정이라 부른다. 하나의 경험으로부터 어떠한 종류의 정서가 생성될 것인지는 그 사람이 그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할 것인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2. 정서의 생성과 학습
정서는 외적 자극을 지각했을 때 발생한다. 즉 내장이나 근육의 말초 부분에서 일어난 활동이나 신경생리학적인 변화가 중추에 보내져 감정을 촉발한다고 보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슬프기 때문에 울고 즐겁기 때문에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울기 떄문에 슬퍼지며 기뻐하기 때문에 즐거워진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실증적 연구 과정을 거쳐 반증을 제시한 학자는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대뇌와 내장 사이에 신경조직이 절단된 동물도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면서 전기자극을 대뇌의 시상부에 직접 자극함으로써 감정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이 주장이 비슷한 시기에 바드에 의해서도 확인되었다고 해서 중추 기원설이라고 부른다. 중추 기원설은 감각자극이 시상으로 불리는 대뇌의 부분에 전달되어 이것이 대뇌피질로까지 이어져 감정을 생성한다고 본다. 그리고 시상 신경은 각각의 감정 형태와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3. 영아기의 정서 발달
영아는 어떤 종류의 정서를 갖고 있을까? 아기는 공복시에는 울거나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하고, 욕구가 충족되면 만족감을 나타내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발달 초기에는 자극에 대한 흥분 반응만을 보였던 영아가 연령 증가와 함께 각각의 자극에 대응하는 특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영아기의 감정 발달의 특징은 미분화된 전체적 감정 표출에서 점차 분화되어 각각의 자극에 대한 특유의 감정 표출로 발전해 간다. 처음에는 극히 단순한 감정의 차원에서 시작하여 점차 복잡한 감정의 차원으로 발전한다. 연령 증가에 따른 감정의 표출 방식에는 변화가 있으며 일단 생성된 감정은 이전보다 오래 지속되며 변화가 적고, 분노나 즐거움의 감정 표현 횟수는 점점 감소한다. 또한 감정의 표현 방식이 부드러워지면서 전신을 사용하는 과장된 행위는 감소하는 반면, 언어 사용은 증가한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영아는 수면 중에 미소를 띠는 경우가 있다. 이런 미소는 특정의 외부 자극과는 관계없는 신체의 생리적 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에 이를 생리적 미소라고 부른다. 그 이후의 미소는 점점 외부적 자극에 의해 생성되면서 생후 3주 경이되면 사람의 목소리에 대해 미소를 보이고, 4주경에는 시각적 자극, 예를 들어 사람의 얼굴이나 모빌과 같은 움직이는 물건에 대해 미소를 보인다. 그러나 아직 이 시기는 자극의 내용에 대한 반응이 아닌 단지 움직이거나 소리 나는 물체에 대해 반응하는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생후 2, 3개월이 되면 정지한 얼굴에 대해 미소를 보이게 되는데 이는 영아 자신이 읽고 있는 자극의 내용, 즉 인간 얼굴의 형태를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시기의 영아는 사람의 얼굴에 대해 자주 미소 반응을 보이게 되는데, 이를 사회적 미소라고 부른다. 생후 4개월이 되면 소리를 내거나 입을 벌리면서 웃는다. 영아기 초기의 웃음은 리듬이 있는 청각적 자극이나 비벼 주거나 안아주는 등의 신체적 자극에 의해 발생되는 경우가 많지만, 후반에 들어서서는 자신에 대한 놀이 자극이 제공되었을 때보다 많은 웃음을 보인다. 특히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인 부모에 대해서는 더 많은 웃음을 보인다. 1세 이후가 되면 지적 발달과 함께 웃음의 내용도 복잡하게 발달해 나간다. 한편 영아기에는 또 다른 변화가 보이는데 이제까지 외부 자극에 대해 수동적으로 보였던 웃음 반응에서 웃음을 만들어 내는 입장으로의 변화이다. 여기에는 신체기능의 성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신의 손으로 갖고 싶은 물건을 손에 넣기도 하고, 엉금엉금 기어 다니면서 흥미가 있는 대상물에 접근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영아는 이제까지 자극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였던 태도에서 적극적으로 외부의 환경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능동적으로 접근하는 적극성을 보인다. 이처럼 영아는 성장과 함께 기쁨이나 즐거움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의 울음은 거의 생리적 불쾌, 즉 공복이나 수면 기미 등과 관련이 있지만, 이후에는 이것이 분화된 형태로 분노나 슬픔, 두려움 등의 감정을 보인다. 분노는 자신이 어떤 일을 하려는 것에 대해 방해받을 때 생성되는 정서이다. 이 정서가 명확히 표출되는 시기는 생후 4개월 경이다. 이 시기는 대개 영아가 손을 뻗어 물건을 잡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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