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밖의 감각 기능
신생아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의 기본적인 미각 물질을 식별할 수 있다. 또한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 의하면 성인과 마찬가지로 맛에 따라 각각 다른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하고, 아무 맛을 느낄 수 없는 물보다는 단맛이 나는 수용액을 선택하여 빠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맛에 대한 선호 반응이나 표정에는 생득적인 면이 있다. 신생아의 후각은 모든 감각 기관 중에 가장 잘 발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후 1~3일밖에 되지 않는 아기일지라도 4종류의 냄새를 구분하면서 불쾌 자극에 대해서는 그것을 피하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어머니의 젖이 묻어 있는 헝겊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등의 반응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밖에 촉각도 잘 발달되어 있으며, 특히 발의 뒷부분이나 입의 점막 부분이 민감하다. 통각이나 온도의 변화에 대한 반응도 출생 직후부터 보이지만 그 기능은 충분하지 못하며 이후에는 급속도로 발달해 나간다.
2. 깊이에 대한 지각
시각의 부분에서는 2차원을 지각하는 영아의 능력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 여기서는 3차원의 지각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영아의 깊이 지각 능력에 대해 실험한 대표적인 연구로 시각적 절벽 실험이 있다. 테이블의 한 면은 유리 바로 밑에 마룻바닥 모양이 보이지만, 다른 한 면은 1m 50cm 정도의 깊이에 마룻바닥 모양이 보이기 때문에 시각적 절벽이 되어 있는 장치이다. 그리고 이 테이블의 얕은 곳에 기어 다닐 수 있는 연령인 생후 6~14개월 된 아이를 올려놓고 깊은 곳의 건너편에 어머니가 서서 아기를 불렀을 때 영아의 접근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이다. 관찰한 결과 영아는 얕은 곳까지는 주저 없이 기어가지만, 깊은 곳에 이르렀을 때는 접근을 주저하거나 무서워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반응은 이미 깊이에 대한 변별능력을 소유하고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직 엉금엉금 기어 다니지 못하는 출생 초기의 영아들의 경우, 이 실험으로는 이들의 깊이 지각 능력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시각적 절벽 실험에서 테이블 위에 각 위치에 영아를 올려놓고 심장 박동수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을 도입하였다. 심장 박동수의 증가는 일반적으로 정서적 반응, 특히 공포 반응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얕은 곳과 깊은 곳 사이에 심장 박동수의 차이가 보이면 아기는 적어도 깊이의 차이를 식별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그 결과, 깊이와 공포 반응과의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시기는 생후 7~9개월 정도였다.
3. 생활 공간의 확장
연령 증가와 함께 유아는 더욱 능동적으로 주위 환경에 대한 탐색을 통하여 자기를 둘러싼 생활공간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되는데 그 발달 형태는 다음과 같다. 생후 6개월 정도까지는 영아가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자기 손이 미칠 수 있는 범위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신체적 발달로 이동 운동이 가능해지면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의 범위는 확장된다. 생후 1년이 지나면 사물의 크기를 비교하는 능력이 싹트기 시작한다. 지능검사의 연구로 유명한 실험에서 선의 길이를 비교하는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2~4세 아이는 두 선의 길이가 20분의 1 정도라도 다르면 장단의 차이를 판별할 수 있었다. 2~4세 아이를 대상으로 원의 크기를 비교하는 문제에서 2세 아이는 반수 이상 정확한 반응을 보였으며, 3세 아이는 거의 모두 정확한 판단을 하였다.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를 하고 저녁이 되면 식사 후 잠시 놀다가 잠자리에 드는 거의 매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이런 경험 가운데 영아는 점차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의 흐름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시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된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먼저라는 언어 사용은 생후 2년이 지나야 가능하고 나중에, 어제라는 표현은 생후 3년, 내일은 생후 3년 6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다. 그러나 이 시기의 유아들에게 시간에 관한 표현을 문장의 형태로 표현시켜 보면 예를 들어, 내일 놀러 갔어와 같이 비논리적인 표현을 당연한 것처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시간 흐름의 인식은 하루하루 일정하게 반복되는 생활 체험과 동시에 그것을 순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 습득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는 능력은 대개 유아기 말기부터 시작하여 아동기 전기에 걸쳐 형성된다. 우리는 매일의 생활이 어떤 의미에서는 수라고 하는 세계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몇 시에 일어났는지, 무엇을 몇 개 샀는지, 등 그 개념과 분리할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수에 대한 개념이라고 하는 것은 수사를 단지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물건, 두 개의 물건, 세 개의 물건 등을 올바르게 세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수의 개념에 대한 이해의 시작은 한 개와 또 한 개, 즉 두 개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실험에서 2개의 적목을 올바르게 셀 수 있는 연령에 대한 검토를 통해 3세는 44%, 5세는 거의 대부분 셀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13개의 물건을 셀 수 있는 능력은 4세는 20%에 불과하였지만, 6세를 넘으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 개념에서 중요한 것은 몇 번째라고 하는 순서의 표현 방법이다. 오타의 연구에 의하면 2세 아이는 두 개째, 세 개째까지 이해할 수 있으며 다섯 개째까지 셀 수 있는 유아는 4세에 80%, 6세는 90%로 나타났다. 그리고 6~10번째까지 셀 수 있는 유아는 4세에 20%, 6세에 71%가 가능했다. 21~50번째까지 셀 수 있는 유아는 4세에서는 겨우 3%밖에 되지 않지만, 6세가 되면 23% 정도가 가능하다. 이처럼 순서를 나타내는 수 개념에 대한 인지와 이해는 연령 증가와 함께 빠르게 발달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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